2018년 10월 11일 목요일

레이디안 05 : 시작이 어려운 게임



일단 이 게임의 상태창을 살펴보도록 하자.

전투하는데 필요한 스탯과 장비 현황을 볼 수 있고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마법을 사용하거나 자동전투의 AI를 설정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가장 익숙해야할 스탯이 보이지 않는데 바로 레벨이다.


이 게임은 레벨이 없다. 그럼 어떻게 스탯을 올리느냐?



마을이나 필드에 있는 저 육망성으로 가면 스탯과 경험치를 바꿀 수 있다.

각각의 스탯마다 할당된 경험치가 있는데 예를 들어 체력은 50. 마법력은 80, 완력은 200,
지능은 800, 집중력은 150의 경험치로 스탯 1을 상승시킬 수 있다.
모든 스탯이 1씩 상승하기 때문에 체력, 스태미나 같이 상승량이 많은 스탯을 올릴 때는
조금 번거롭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좀 더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능력치가 성장해도
스탯을 상승시키기 위한 경험치의 양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RPG 게임에서는 이 다음 필드가 어려워도
현재 필드의 경험치 효율이 딸려서 어쩔 수 없이 다음 필드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레이디안에서는 다음필드를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을 때까지
이전 필드에서 존버메타를 시행해도 전혀 문제가 없게 된다.

실제로 본인의 경우에도 이쪽 필드에서 근 한시간을 돌면서 스탯을 쌓았는데
본인 같이 컨트롤이 딸린 게이머에게는 좋은 방식이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이렇게 경험치로 스탯을 상승시키는 시스템은 나르실리온에도 이어졌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대폭 수정이 되어버렸다.
그 덕분에 편해진 점도 있지만 난이도는 조금 더 올라가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이렇게 전반적인 능력치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보는 능력치는
상태창에서 볼 수 있는 장비, 연관 스탯에 의한 상승치를 제외한 순수 스탯이다.

체력 : HP, 마법력 : MP, 기 : 필살/대쉬공격자원, 스테미너 : 달리기
공격력, 방어력 : 알지?, 완력 : 들 수 있는 무게 상향,
지능 : 마법 성공율(AI의 행동이 좀 더 지능적이 된다는데... 글쎄?)
집중력 : 공격력, 방어력 보조 (수치의 1/2만큼 가산)



그리고 행운, 숙련도, 명성치는 경험치로 해결할 수 없는 스탯이다.

행운 : 회피율 증가, (이벤트에 영향이 있다는데 글쎄...?)
숙련도 : 연타 횟수 증가
명성치 : 이벤트와 연관있다... 는데 글쎄?




상점 화면들은 대충 이런 식이다.
초반에 상당히 비싼 장비들을 많이 팔지만 돌이켜 보면 여기서 장비를 살 필요는 없고
저기 여관에서 파는 리하인이라는 아이템을 사는게 좋은데 이유는 나중에 후술함.



어쨌든 아까 지나왔던 필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돈과 경험치를 벌어야 하는데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저 정도의 경험치와 돈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여관 비용이 100원이니 적어도 네다섯은 잡고 들어와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거다.



이 곳의 적은 두 종류인데 댓글에 슬라임이라 언급되고 나도 슬라임인줄 알았던
이 검은 녀석은 메뉴얼에서 '쥐'라고 언급된다.

스스로 몸을 부풀리는 것으로 공격을 하는데
제일 초기 기준으로 데미지는 20을 주고 엘렌에게 세대를 맞아야 죽는다.



이 분홍친구는 몰라라는 녀석인데 칼인지 뭔지를 휘두르는 것으로 공격을 한다.
제일 초기 기준으로 데미지는 28을 주고 엘렌에게 두대를 맞아야 죽는다.

자, 이쯤에서 위에 가서 보면 엘렌의 체력이 156인 것을 볼 수 있다.
근데 이건 오면서 몇마리 잡아서 체력을 올린 다음에 온거라 그렇지 원래 체력은 150이다.
그렇다면 쥐에게는 8대, 몰라에게는 6대를 맞으면 엘렌은 황천길로 간다는 거다.
대략 뭐 평균 내서 계산한다면 7대 내외를 맞으면 게임이 끝난다는 소리다.
여관비를 벌려면 몬스터 네다섯을 잡아야 하니 대충 타격을 계산해보면 11~12대를 타격해야 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내가 7대를 맞기 전에 몬스터에게 11~12대의 타격을 넣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뭔가 불합리한 딜교처럼 보이지만 보통의 액션 게임을 생각하면 그래도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레이디안을 처음 접하게 되면 마냥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일단 레이디안은 액션게임 치고는 공격속도가 느린 편에 속한다.
문제는 적의 공격속도가 아군의 공격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아래의 움짤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잘 보이지 않을까 해서 한대 얻어 맞고 두번째 얻어 맞을 때의 과정을 프레임으로 캡쳐했다.



일단 피해를 입고 나서 엘렌이 공격 포지션을 잡았다.
엘렌이 공격 자세를 잡고 나서야 몰라가 그냥 일반 자세로 돌아왔다.



엘렌이 미동하지 않는 것 같은 사이 몰라가 자신의 무기를 꺼낸다.



드디어 백 스윙을 시작하는 엘렌



엘렌이 칼을 뻗는 순간 몰라도 무기를 쳐 드는데....





피해를 입고 뒤로 물러나는 엘렌을 볼 수 있다.



다시 엘렌이 먼저 자세를 잡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어쨌든 보통의 액션게임에서는 아군의 빠른 공격 속도를 이용해서
적의 공격을 차단하고 데미지를 우겨 넣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한다면
레이디안에서는 그런 것을 계속 시도하다가는 뒤지게 쳐맞고 저 세상 가기 십상이다.


적절하게 선제 공격으로 적을 먼저 타격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이디안의 아군 공격은 기본적으로 사용을 하면 조금씩 전진을 하는 형태이고
그러면서 동시에 적에게는 넉백의 효과를 가져다 주는 공격이다.

문제는 아군이 전진하는 정도와 밀려나는 정도가 묘하게 차이가 좀 있는데 이게 엇갈릴 때 문제다.
그냥 적이 좀 더 많이 밀려난다면 그건 대처가 가능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문제다.




이런 경우가 그렇다고 볼 수 있겠는데 앞에 있는 쥐가 충분히 밀려나지 못하면서
엘렌과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그 결과 타격범위 안에 쉽게 들어 가서 공격이 끊기게 되었다.
이 정도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고 실제로 많이 볼 수 있는 경우는
적은 구조물에 막혀서 더이상 넉백되지 않는데 아군의 전진은 계속되서 아군과 적이 겹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게 아군이 더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쨌든 이렇게 다른 액션게임과는 조금 다른 듯한 과정에 적응을 해 나가야 한다.
사실 뭐 모든 게임이 몇대 좀 맞아보고 이러면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그러기에는 이 게임의 초반부가 너무 가혹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시작할 때 주어지는 회복약도 없고 골드도 딱히 없는 상황에서
통상의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에 익숙해 지기에는
7~8대를 맞는 동안에 최대한 많은 몬스터들을 잡아야 한다는 조건이 빡빡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내가 처음에 뒤지게 뒤져봐서 그렇다.

심지어 맨 처음에 뒤질 때는 로드할라고 보니 세이브를 제대로 안해놔서
(이 부분에 대한 실수는 나중에 링커맨드 이야기를 할 때 하도록 하자.)
그 길고 긴 35분의 오프닝을 다시 봐야 하는 고통을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불평은 그만하고 다시 게임을 진행해 보도록 하자.

이름도 없는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1, 장사꾼, 숙련도 정보제공자, 그리고 이 꼬마다.

촐량열전 만화책을 스미르나에 가서 주문해달라는 이 꼬마.
뭐... 본인과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이게 천량열전을 패러디 했다는걸 쉽게 알 수 있다.
본인은 만알못이라 잘 모르지만 이 게임이 나온 98, 99년도 쯤에 본인의 친구가 천량열전인지 나우인지를 열심히 읽었었다는 사실은 기억이 난다.


이때의 인연이 닿아서일까? 가람과 바람은 레이디안으로부터 먼 훗날....








손노리의 포가튼 사가, 소프트맥스의 마그나 카르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패키지 게임의 3대 걸작이자, 고갤 삼신기 중 하나로 그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는



천량열전의 제작에 관여하게 된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가볼 만한 곳이 스미르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스미르나로 진행을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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