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2일 토요일

베르사유 1685 : 후기

1.

이 게임에 깔만한 부분은 많지만 대부분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게임은 21세기가 아닌 20세기에 나온 게임이다

멀쩡하게 21세기 게임들이 넘쳐나는데 20세기 게임을 해놓고 불평하는 것은
매번 게임의 후기를 적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불공평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정된 시야, 어긋나는 상호작용, 인터페이스의 불편함 같은 것들은
그저 21세기를 편하게 살아가는 나의 푸념이 될 뿐이다.


.... 물론 21세기에도 저런 단점을 가진 게임들이 나오는거 같다는게 문제지만...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스토리와 진행 방식이다.

그냥 겉으로 보았을 때 이 게임은 절대왕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루이 14세 시절
베르사유 궁전 내부의 암투를 그렸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막상 게임은 그냥 단서를 찾고 암호를 푸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등장하는 실존인물들도 그냥 퍼즐을 푸는데 도움을 줄 뿐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르브륑과 미냐드의 대결구도나, 꽁데 왕자의 칩거 같은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런건 없었다.
.... 뭐 물론 실존인물들이다보니 또 안한 짓을 억지로 넣을 수는 없었겠지만




범인으로 등장하는 스까빠렐라 후작의 경우도 그렇다.

게임 내에 텍스트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니 가상의 인물인거 같은데
막상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언급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물론 애초에 사적인 대화가 많지 않은 게임이라 언급 비율로 치면 높긴 하지만
이 양반이 범인이라는 킹리적 갓심을 가지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열심히 뺑이 치면서 구한 암호도 어떤 지시가 아니라 폭탄의 비밀번호가 되는데
투서들의 내용을 보면 분명히 왕을 디스하는 내용이니 폭탄의 설치와 관련이 되어야 하는데
정작 폭탄을 해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린다.




왕의 말처럼 아직도 의문점이 많이 남는 게임이라고 볼 수 밖에 없겠다.





결국 이 게임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뭉게진 그래픽으로 표현된 베르사유 궁전과
압도적인 양으로 밀어 붙이는 텍스트로 공부할 수 있는 당시 프랑스 역사라고 하겠다.

..... 학습게임 맞네



뭐 굳이 똥인지 아닌지 찍어 먹어본 내 잘못이지 누구를 탓하겠는가?






PS 폭탄 폭발을 막지 못한 경우





시간이 오버되어 버렸다



눈이 이글거리고 있는 스까빠렐라 후작....



베르사유 궁전의 지도가 불탄다



그리고 게임 오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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