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9일 월요일

SEAL(씰) : 후기

1.

얼마전 중갤에 한국 RPG의 역사라는 글이 올라 왔었는데
그 글에서 씰을 한국 3대 RPG로 꼽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의 게임 가방끈이 짧지만 그래도 한국의 3대 RPG를 꼽으라면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두번이나 예토전생을 시도한
굴지의 IP 창세기전 시리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아마 2가 뽑히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창3파1, 파2만 해봐서....)

다른 하나는 비록 지금은 졸렬의 아이콘이 되어 조리돌림 당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손노리의 RPG 중 하나를 택한다고 하면
(어스토나 포가튼이 뽑힐거 같기는 하다.... 악튜러스는 좀 애매할지도)

과연 씰이 여기에 들어갈 수 있을까는 조금 생각을 해볼 문제일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나머지 한 자리를 채울 후보 중 하나가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글에서는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을 좋게 평가했는데
이 부분이 취향을 타는 것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

사운드는 나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레이디안에 비해서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운드가 없었기 때문에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래픽은 비슷하게 나왔던 레이디안과 유사하면 유사했지 그 이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레이디안이 좀 더 깔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씰의 그래픽에 대해서는 연단위로 이전의 국산 게임과 비교해도 나은 점이 없다는 평가를 내린 글도 본 기억은 있다.
(그 글에 내용은 씰을 깐다기 보다는 국산겜 복돌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전반적인 국산게임의 퀄리티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기는 했지만...)



하지만 씰의 강점은 그래픽이나 사운드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내적인데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ATB 형식의 전투 시스템에서는 가장 괜찮은 시스템을 구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전적인 ATB와 그란디아, 악튜러스 류의 ATB의 중간 지점을 적절하게 맞춰서
적절한 타이밍과 전략, 긴장감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시스템은 좋았지만 그걸 전투로 구현하는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점과
악튜러스와 마찬가지로 까스렌지 메타가 존재한다는 점은 옥의 티가 될만했다.


하지만 씰에서의 장점은 스토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때는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어쨌든 게임의 덕목이라면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을 갖추는 것일테고
그런 요소를 꼽자면 화려한 그래픽, 묵직한 타격감, 확실한 보상, 특별한 분위기도 있겠지만
뒤와 결말이 계속 궁금해지는 스토리도 충분히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씰의 스토리 자체가 엄청 훌륭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플레이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예언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스토리를 잘 이끌어 나갔고
숨겨진 예언, 예언이 지정하는 배신자와 같은 소재를 적절히 잘 집어 넣었다고 본다.
어쨌든 예언이라는 소재를 적절하게 썼기 때문에
그것에 몰입할 수 있게 스토리가 짜여졌고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었으며
여러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적당히 가릴 수 있는 방법이 됐다고도 생각한다.
(물론 듀란에 대한 올덴버그의 모순이나 클레어의 바일 분리 계획 같은 것들을...)

그리고 방대한 스케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완결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마무리가 되었다는 점에서
유사한 시기에 나왔던 다른 게임들 보다는 좀 더 점수를 먹고 들어갈 수 있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



2.

이번 연재도 30화 안에 끝내는게 목표였지만 목표를 오버하고 말았다.
아미맨으로 내 기강 잡는다고 잡아봤는데 사람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거 같다.


사실 게임도 한달 전에 이미 다 깼는데 1일 1연재의 원칙도 있었고
무엇보다 대사 일일이 캡쳐하고 하는게 귀찮아서 연재의 속도가 늦어진 감도 있다.
뭐 그 사이에 연재하지 않을 다른 게임들을 돌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중간중간 공백도 있었지만 근 1년이 걸려서 가바 3부작을 연재할 수 있었다.
늘어지는 연재 봐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함.

다음 연재는.... 후보로 선택해 둔 것이 두개가 있기는 한데
일단 당장에 해결해야할 일들이 있어서... 계획을 잡을 수 있으면 그때나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1개:

  1. 좋은 공략 잘 보고 갑니다. 덕분에 몇년동안 미루고 있던 게임의 클리어를 완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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