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0일 금요일

앨리스 : 매드니스 리턴즈 (34) - 엔딩, 후기



인형사의 종말


..... March......



그리고... 어디선가 토끼인형과 함께 눈을 뜨는 앨리스.



[당신을 고발하겠어! 한번 감방에서 신나게 달려보라구. 교수대에 오르는 날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될거야!]



[웃기는군. 감정도 제대로 못 다뤄서 폭주나 하는 미친년이 사회 저명인사를 고발하시겠다?]



[세상에 앨리스. 누가 그 말을 믿어주겠니? 네가 지껄이는건 헛소리와 망상에 불과해. 넌 미치광이일 뿐이란다.]



[이런 능구렁이 같은 마귀새끼. 천발을 받을거야.]

사람은 할 말이 없으면 화를 낸다.



[누가? 뭘로? 미친년. 네 광기가 처벌 받을게다. 이제 가라. 네 대체품이 곧 올테니까.]

여긴 자막이 짤려서 내가 직역/의역함.



또 다시 시계를 보는 범비.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모양인데



앨리스가 시계에 달려있던 열쇠를 낚아채버린다.



히이이익



어느새 원더랜드의 앨리스로 돌아온 앨리스



그리고 범비에게 다가가




그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범비를 상징하는 열차에 치여 죽는건 의미가 있긴 하지만
뭔가 Finish Him에 해당하는 통쾌함이 느껴지지는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쥐어진 합격 목걸이... 아니 열쇠....



터널을 나서는 앨리스



환해진 밖



모든 것이 끝난 세계라 아름다워야 하는데
그로기라 핏빛으로 물든 상태로 보니 이것 또한 묘하다.



어느새 런던과 원더랜드는 융합이 되어 있는 상태.
그래서 이 챕터 제목이 런더랜드다.

사실 이쯤되면 방금 죽이고 온 범비도 진짜 범비인지
아니면 악몽열차마냥 앨리스가 만들어낸 상상 속의 인물인지 알 수가 없지만
뭐 제작자 피셜로 현실이라고 했다고 하니 현실인걸로 합시다.



[앨리스 이제 우린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단다. 망상 속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출구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지. 고통을 참는 것은 그리 아름다운 일이 아니야. 상처를 지우는 건 쉬워. 그걸 다시 헤집는건 괴로울 뿐이지. 하지만 진실을 되찾기 위한 고통은 고귀하단다. 그리고 우리의 원더랜드는 피해는 있었지만 이제 기억속에서 안전할거야. 적어도 지금은....]

채셔캣의 나레이션.

감추고 싶은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건 어려운 일이지만
앨리스가 그걸 해냅니다로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모든 수집요소들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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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니스 리턴즈는 개인적으로 디아블로3과 놓인 처지가 비슷하다고 본다.

후속작이 나오기까지의 공백이 10년 이상이었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팬들이 있으며
무엇보다 어쨌든 전작에서 죽어야 할 놈은 상당히 깔끔하게 죽어버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쨌든 긴 공백기간 덕에 게임 플레이는 많은 부분에서 발전했다.
사실 이 부분은 시간이 그만큼 흘렀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맥기의 앨리스나 매드니스 리턴즈다 당시 게임들 대비 특출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작은 나쁘지 않고 타격감도 괜찮고 익숙해지면 무기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어려움으로 연재해서 그렇지 보통에서는 기억에 남는 전투가 없었던거 보면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은, 스무스하게 깰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소인화를 통해 안보이는 발판을 찾아야 하는 구간이 번거로운 점이 있고
챕터를 마무리 짓는 보스들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스토리와 플레이에 임팩트를 제대로 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플레이에 있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쌍욕 먹지는 않을 그런 게임이라고 본다.
(PC버전에 있었다던 주전자인가 우산 버그 안고친거를 빼면 말이겠지)


다만 이게 전작인 맥기의 앨리스 후속작으로서 괜찮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덜하다는 부분은
실제로도 밝은 분위기가 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비판을 받은거 같기도 하다.
솔직히 디아3 깔 때 그놈의 밝아졌다 밝아졌다가 뭔 개소리인가 싶었는데
확실히 이 게임을 통해서 그놈의 밝아졌다가 설명은 안되는데 이해는 됐다.

전작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도 나름 다시 재현을 하려고 노력은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의해 너프를 먹은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전작이 당시의 부족했던 그래픽과 어우러지면서 기괴한 분위기를 냈다면
기술이 발달한 상황에서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한 느낌은 덜해졌고
거기에 그 밑에 깔린 저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기괴보다는 불쾌에 가까운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어쨌든 전작에서 스스로 치유해낸 앨리스를 다시 미친년으로 만드는 과정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앨리스의 정신붕괴는 언니에 대한 죄책감과 범비의 아동학대에 대한 묵인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이 두가지 소재가 명확하게 게임 내에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언니와 범비와의 관계의 경우에는 수집요소인 기억을 획득해야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아동학대에 대한 부분은 몇가지 암시가 있었지만 범비, 앨리스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결국 챕터5, 6의 대화를 통해서야 알 수 있다.

뭐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렇듯 이 게임도 EA에게 마감기한에 쫓기면서 날려먹은 컨텐츠들이 상당하다고 하지만
두 가지 소재 중에 하나를 택해서 만들었다면 좀 더 완성도 있게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앨리스라는 정체성 때문에 여왕을 빼기는 힘들었을거고
거기에 범비와 악몽열차의 존재를 넣으려다보니 꼬였나 싶은데
그럼 그냥 차라리 메카퀸 만드....






어쨌든 제작자는 반성하고 내년이 맥기 앨리스 20주년, 매드니스 리턴즈 10주년이니까
후속작 제대로 들고 와주세요. 제발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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