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4일 금요일

악튜러스 : 33. 잘못된 선택과 집중



반 섬에 가면 아까 윗사섬 동굴에서 보았던 강한 몬스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세이브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레벨노가다를 하기에는 부적합한 감이 있다.
특히 저 넝쿨괴물 같은 녀석들이 몰려서 나왔는데 화이어 샤워가 빗나가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냥 황천길로 향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본인은 여기서 26 정도까지 레벨을 맞춘 것 같다.

조합마법을 쓸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정석인거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는 것은 연재를 하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슈비카 섬은 아까 괴물보다는 낮은 레벨의 몬스터들이 배치되어 있다.

정 어렵다면 이곳을 먼저 오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지만 이곳 몬스터들을 카운터 칠 수 있는 속성마법이 없어서 운영이 어렵다.
역시 세이브 포인트가 없는건 마찬가지.

두 섬 모두 소소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 것은 없고
다시 선착장에 가서 말을 걸면 종합과일선물세트를 받을 수 있다.
종합과일세트 자체가 아이템은 아니고 그냥 과일 여러개를 몰아서 받게 된다.

이 게임의 좆같은 점이라기 보다는... 쓸데 없다고 생각되면서 낭비라고 생각되는 점 중에 하나는
회복 아이템들이 너무 쓸모 없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처럼 회복약이나 포션이라는 마법의 아이템을 회복 수단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음식물이나 요리를 회복 수단으로 정해 놓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회복약, 포션의 등급을 나누어 그 등급에 따라 HP회복을 하게 해두었다면
이 게임에서 각각의 음식물이나 요리는 그 등급이 없이 HP 회복을 해주는 양이 제각각이다.
그 회복량도 1, 2, 3, 4, 5, 7... 12, 15 같이 잘게 나눠져 있으며 애매하게 17, 23이런 수치인 경우도 있다.

맨 처음 접했을 때는 다채로운 아이템을 집어 넣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점점 이런 아이템들이 누적되기 시작하니 다채롭다기 보다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HP가 좆밥인 상태에서도 1, 2 정도가 남으면 그냥 피지컬로 극복하기로 하고 강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거 1, 2 남은거 어떻게든 조합해서 풀피를 채워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런 니즈도 없고 그런 강박증에 빠진 사람도 별로 없다.
저런 아이템이 한둘이면 모르겠는데 저렇게 어줍잖은 수치로 HP를 회복시켜주는 아이템이 한 20가지는 넘을 것이다.
심지어 가격은 비싼데 회복량이 딸린 아이템도 있고 회복량이 동일한 아이템들도 많다.

때문에 점점 드는 생각은 도대체 제작진들은 왜 이렇게 쓸데 없는데 많은 노력을 낭비했을까 하는 점이다.
이런 아이템들이 스토리상 얻게 되거나 그런 의미를 크게 지닌 것들도 아니다.
막말로 저기서 종합과일세트를 얻으나 종합과자세트를 얻으나 종합차세트를 얻으나,
플레이어에게는 그냥 회복약을 많이 주었다 정도의 이벤트 밖에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제작진이 플레이 후 남겼다는 그 후기일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밀도가 낮고 그 낮은 밀도를 쓸데없는 것으로 채우려 했다는 것.

아마 저런 아이템도 이벤트는 구성, 제작 여력이 안되는데 뭐라도 하고 있어야 하니까 그냥 때려넣은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각설하고 이렇게 섬을 다 순회를 하면 그 다음 선택지는 보통 황금사원이 된다.
이 상태에서 황금사원 이벤트를 하고 진행하는 편이 여러모로 깔끔하고 동선도 짧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황금사원보다는 라크리모사 폐광 이벤트를 먼저하는 것으로 하겠다.
물론 현재 황금사원에서 레벨노가다 하면서 드는 생각은 차라리 라크리모사를 먼저 들렸다가 다시 오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다시 돔으로 돌아오면 전설의 이벤트 중 하나인 915 이벤트의 결과를 볼 시간이다.

본인이 알기로는 이 이벤트에서 플레이어가 먹을 수 있는 상은 2등이 최고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에누리 없이 10만을 받게 된다.

그 와중에 공략 본거 아니냐고 플레이어를 디스하는 NPC

꼭 이렇게 중간중간 사소한걸 집어 넣고 플레이어에 대한 디스와 의심을 놓지 않으며
플레이어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듯한 대사들(이런 것들은 후에 좀 더 나온다.)을 보면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아무리 봐도 손노리가 만든 것이 맞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데
다른건 몰라도 텍스트는 100% 그라비티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진짜 검은색 가까이 가면 검은 색이 된다고 손노리랑 놀다 보니 손적화하 된 것인지,
아니면 당시 게임 제작자들의 감성이 모두 이런 식이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 이벤트로 인한 버그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돈도 좀 풍성해졌겠다 쇼핑을 해보도록 하자.

일단 최종장에서 쓸 수 있다는 천사의 브로치를 구입하고
스피드를 위해 키높이 구두 하나, 시즈의 마법력을 위한 위자드햇 하나를 샀다.
사실 황금사원을 먼저가는 선택을 했다면 딱히 구두와 모자는 살 필요가 없었겠지만
뭐 어쨌든 지금은 돈이 남아 돌고 있으니 노상관이다.



악세사리점 근처의 남자에게 말을 걸면 이벤트가 발생한다.



시즈를 잡지모델로 쓰겠다는 편집장.

시즈에 꼽사리를 껴서 모델이 되려는 마리아.



시즈가 여자인줄 알고 데려왔는데 남자인, 이제는 이 게임에서 익숙하다 못해 식상한 그런 패턴

이렇게 보면 제작진은 시즈의 여성성을 강조하다 못해 어떻게든 플레이어의 뇌리와 귓때기에 때려박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왜 이렇게 안간힘을 썼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언젠가는 다가올 것이다.



어쨌든 남자로 찍을지 여자로 찍을지 선택지를 준다.

여자로 찍으면 돈이 더 많이 나온다지만 이미 돈이 넘쳐나는 지금 상황에 크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장에서 이어지는 이벤트 등에 연계가 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여자로 찍도록 하겠다.



트롤하려다 쳐 맞는 마리아.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린채 남자라는걸 알면서도 벗겨버리려는 편집장.

돈에 눈이 먼 마리아는 시즈를 파는데 여념이 없다.



이건 어깨를 살짝 내린 수준이 아닐텐데.



여장하고 웃통까고 버는 돈 3000

돔에서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신발 약 1.5만


세계관 물가 창렬한거 봐라 시발 ㅋㅋㅋ


어쨌든 촌극 같은 이벤트지만 이 이벤트는 나름 메인 이벤트로 알고 있다.
가끔 이 이벤트를 서브이벤트로 다루는 공략들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이벤트를 거치지 않으면 메르헴이나 마르튀니로 가는게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 이벤트가 강제가 되는 이유는 당연히 2장의 이벤트와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벤트 역시 잡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도 없고
돔으로 가야 하는 것도 그냥 제작진이 짜 놓은 패턴을 눈치를 채야 알 수 있는 것이고
그 와중에서도 저기 원래 못보던 놈이 있었으니 말이나 걸어보자라는 패턴이 되어야 발생하는 이벤트인 것이다.



돔에서 하루 숙박을 하면 마리아 방에서 시즈가 자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제 껏 같이 잔 경우도 있으면서 마리아가 갑자기 학을 떼는 이유는 엘류어드의 눈치를 보느라...



결국 두 친구의 대화는 현재 자신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엘류어드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자신의 인생관을 설파하는 마리아.



돈 때문에 엘류어드에게 매달리는 마리아와는 달리
셀린에 대한 순수한 감정 때문에 아파하는 시즈.

점점 셀린을 향한 마음은 커져만 가는데 그랑데 저택에서의 셀린의 태도 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다.

어쨌든 두 사람 다 달란트에 마음이 없는 것은 확실했다.

마리아는 엘류어드 때문에, 시즈는 셀린 때문에 이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 뿐.



17세 밖에 되지 않은 마리아의 현실적이면서 염세적인 사랑에 대한 비판이 시작된다.

뼛속부터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이익충인 마리아와 가슴 시린 첫사랑 중인 시즈.



이렇게 오랜 친구들의 대화는 끝이 나고 그렇게 돔의 밤은 깊어만 간다.


이 이벤트는 요 근간의 이벤트들과는 다르게 나름 깊이가 있는 이벤트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간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 시즈의 감정관계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 캐릭터가 각자의 상대방에 대해 어떠한 감정을 품고 있는지에 대해 세세한 묘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묘사가 세세하게 되면 될 수록 결국 변해버리는 이 둘에 대한 반전이 더욱 극적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솔직히 서 너번 이 게임을 깼지만 이 이벤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말인 즉, 이 이벤트는 이 타이밍에 돔에서 숙박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서브이벤트라는 점이다.

이 이벤트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제작진은 무슨 생각으로 이벤트를 구성하고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지 이름이랑 똑같다고 음유시인을 패는 이벤트나
영감 할멈이 서로 의술대결 한답시고 삽질한 것을 해결해주는 이벤트는 메인 이벤트이면서
게임 스토리에 대해 더 공감이나 극적인 무엇인가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이벤트는 서브이벤트라는 것이다.
RPG게임이 충실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부분인데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벤트는 서브이벤트로 돌리면서 별 재미도 없는 시시껄렁한 이벤트를 메인에 배치하는게 옳은 발상일까?

두번째는 제작진이 이 게임의 이벤트 트리거에 대한 고민과 고찰이 부족하다는걸 느낄 수 있다.

일전의 타이거 아저씨 이벤트도 그렇고 결국에는 이 이벤트도 숙박을 해야 일어나는 이벤트다.
우리가 RPG게임에서 숙박을 하는 이유는 회복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그 회복이 스테이터스 창을 열고 회복약으로 회복시키는 것보다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게임에서는 도시를 들어온 뒤에 굳이 회복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어차피 레벨노가다는 회복이 되는 세이브포인트 근처에서 하고 전투는 도주로 다 회피하면서 올테니까.

이게 편법이지 않느냐, 그냥 선형으로 진행을 하고 세이브포인트는 말 그대로 그냥 세이브 용으로 써야하지 않냐라고 한다면
이 게임의 레벨디자인은 그냥 진행하는 몹들 쳐 잡는 것 만으로는 레벨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심지어 사데나 돔으로 오는 길이나 모두 몬스터의 레벨이 낮아서 좀 맞으면서 와도 베리어에 기스난 정도로 회복이 굳이 필요가 없다.

물론 서브이벤트라는게 개나소나 다 보면 서브이벤트가 아니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정도로 비중이 있거나 엔딩에도 언급할 정도의 서브이벤트들은
그 트리거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하지 않았어야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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