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30일 목요일

악튜러스 : 81. 에덴의 종말



이현기가 괴로움과 술에 쩔어 사는 것을 보다 못한 이재숙은

자신이 백업해 두었던 엘리자베스 엔진의 자료를 이현기에게 넘겨주며 용서를 구한다.



피오나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 뜬 이현기는 자료를 주는 이재숙에게 감사는 커녕 고맙다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고

그런 이현기를 보면서 이재숙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린다.



자료를 바탕으로 가이아 이론을 발표하는 이현기.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들의 정신을 공유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구성하고 그러기 위해 인류의 수를 14.4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언제 들어도 개소리인 소리는 저기서도 개소리 취급을 받는 법이다.

얼토당토 않는 소리에 이현기는 '정부의 돈으로 생겨난 죽지 않는 또라이' 취급을 받는다.
(이 워딩 역시 김학규가 직접 넣은 인상적인 구절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병신 취급을 받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이현기는 다시 술에 취해 살며 피오나를 그리워하다
결국 사람들에게 너희들도 엘리자베스 엔진의 가상인간들과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다닌다.



결국 자신의 뇌를 엘리자베스 엔진에 의식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이현기.



이재숙에게 성녀인 척 행동한다며 더러운 여자라고 부르는 이현기.
일전에 언급했던 셀린에게 붙은 더러운 여자라는 기믹은 바로 여기서 왔다고 볼 수 있다.

이현기는 천명의 생명으로 영생을 얻은 이재숙이 성녀처럼 행동하는 것을 역겹게 생각하고
이재숙은 천명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 사실 이현기가 이재숙에게 저런 관점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애매한 부분인데
이재숙이 원해서 마기가 된 것도 아니고 어쨌든 능력이 되었으니 마기가 되었으며
그렇게 얻은 기회를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고
저게 정상인지 아닐지는 모를지언정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 틀렸다고 정의할 수 없는데

이현기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재숙을 더러운 여자라고 부르는지 알 수가 없다.



이재숙에게 딱히 뭐가 잘못되었는지는 이야기 안하면서 어쨌든 너 잘못함을 시전하는 이현기.


결국 이현기의 뇌를 엘리자베스에 이식하기로 한 이재숙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안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결국 에덴이 막장으로 돌아가는 꼴을 참지 못한 신이 사도들을 불러 에덴을 조지기 시작하고

인류는 핵을 동원하여 사도를 막아보려 했지만 핵을 썼더니 인류도 멸망할 상태에 놓이게 된다.



결국 엘리자베스에게 자문을 구하는 연구원들. 어느새 엘리자베스가 연구원들보다 높은 대접을 받는 상황이 되어 있다.

일전에 이현기가 말했던대로 신이 인류를 리셋시키려 한다고 이야기 하는 엘리자베스.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사도를 죽여 나온 결정체에 대해 언급하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는 가이아 이론대로 인간들에게 방주를 만들고 14.4만의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는 악마의 힘을 빌리라고 한다.



그리고 신의 힘이 전송되는 매개체인 달란트를 살아 있는 인간의 몸에 이식하여 사도를 약화시키라는 이야기를 한다.
뭔가 이 연재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다면, 당신의 주의 깊은 관심에 감사를 보냅니다.

그런 이식의 대상이 누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엔진은 이재숙을 지목한다.



이재숙은 엘리자베스에게 항변해보지만 일전에 이현기에게 했던 말이 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희생양이 생기자 좋다고 이재숙을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연구원들.

결국 이재숙은 이현기를 원망하지만 결국 자신의 몸에 달란트를 이식하라고 한다.



그렇게 선택된 인간들은 방주에 살아 남게 되고 나머지 인류는 선지자 자라투스트라에게 모여 악마에게 힘을 빌리기로 한다.

그리고 소환된 악마는 말 그대로 신과 전투를 벌이고 결국 둘 다 싸움의 결판을 내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것.

그리고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이 살아 남아 현재의 세계를 유지하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셀린의 기억 속에 들어 있는 에덴의 최후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아베스타를 떠올려 보면 알겠지만 살아 남은 인류는 폐허가 된 에덴을 떠나 현재의 세계에 정착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서 악튜러스의 핵심을 관통하는 이야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악튜러스의 핵심 테마를 압축해보면 '창조주가 피조물을 심판하려 할 때 피조물이 그 심판에 저항하는 것이 정당한가?'가 될 것인데
이 이현기와 엘리자베스 엔진의 이야기는 실제로 피조물이 자신이 세계를 창조하고 그것을 심판하는 것을 보여 주면서
과연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심판한 인간이 자신이 창조주에 저항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이야기 거리를 던져주는 셈이다.


그런데 이 괜찮은 이야기 구도를 주도하는게 이현기인데 개인적으로 이현기를 너무 희화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몇번 이야기를 했지만 이현기의 행동은 말 그대로 오타쿠의 향기가 진하게 난다는 사실을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결국 인간도 리셋이 될 것이고 되어야 한다는 엘리자베스나 이현기의 주장은
그냥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컴퓨터 하다가 집에 전기 내려갔다고 더러운 집안 다 망해버리라고 떼쓰는 느낌인지라
결국 최종보스급인 이현기의 무게감을 확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렇게 셀린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아직 3장이 끝나지는 않았다.


마저 3장을 끝내러 가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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