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30일 목요일

악튜러스 : 86. 감독님. 여기서 이렇게 각성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



12층을 돌아다니다보면 이렇게 생긴 석판을 읽을 수 있다.

셀린의 기억에서 본 대로 사도에게 핵을 써서 사도를 하나 잡기는 했지만 그 덕에 인류절멸 직전까지 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방주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이 이어진다.

결국 이 곳에는 사도를 물리칠 무기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일행.



한번 더 읽어보면 어디로 접속할 수 있는 코드에 대한 기록이 있다.

핵심은 저 10010110001인데 저걸 2진수로 보고 십진법으로 바꾸면 1201이 되어 5층에서 입력한 그 비밀번호가 된다.



그것을 입력해보면 이렇게 엔진룸으로 들어가 엘리자베스 엔진을 구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엔진의 대가리를 클릭하면 얻을 수 있는 가이아 이론.



에덴 대표 매드 오타쿠 사이언티스트 이현기의 가이아 이론을 감상해 보도록 하자.

사실 가이아 이론은 핵심적인 내용은 셀린의 기억 회상에서 이미 다 나왔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현기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사상을 이해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몇번 말했지만 이현기는 엘리자베스 엔진 내 가상세계의 타락보다는 가상세계가 맞이하게 된 종말에 주목한다는 느낌이 든다.
즉, 우리가 저 가상세계가 우리를 향해 접촉해오고 자신들의 하위세계를 생성했다는 것을 이유로 종말을 고해버렸으니
현재 같은 짓을 하고 있는 우리들 역시 누군가에 의해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모양이다.

아울러 방주를 아크.토루스(ARC-TORUS)로 부르는데 딱 봐도 이 게임의 이름인 악튜러스를 노린 네이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문구만 본다면 '오! 그러면 아베스타에 나왔던 악튜러스는 바로 이 방주를 말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사실 이미 악튜러스가 이 방주를 뜻한다는 것은 아베스타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다만 아이가 아베스타의 예언으로 대사를 칠 때 빼먹은 것일 뿐.




가이아이론까지 얻었다면 입구까지 연속으로 내달리도록 합시다.

필요하신 분은 템정리 하시구요.



입구로 내려가보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막을 하고 있다.

뚫린길로 나가다 보면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이현기와 조우하게 된 이재숙, 셀린.



엘리자베스는 셀린에게 새로운 세상을 같이 관리하자는 제안을 한다.

그나저나 마구스가 필요 없다면 너도 필요 없고 저 방주에 있는 사람들도 필요 없는거 아닌가?



결국 이현기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이재숙.

그런 셀린에게 엘리자베스는 망설임 없이 죽음을 선사하려 한다.



갑자기 방주가 흔들리고 천장이 무너지더니 사도가 난입한다.

슈벌... 이 장면이 제대로 잡히지 않다니....



강림한 사도를 보고 놀라는 사람들과 사도에게 시즈를 처리하라고 명령하는 엘리자베스....

?? 셀린 죽인다면서??



어쨌든 사도가 시즈를 덮쳐오자 갑자기 뛰어 들어 시즈를 가로막는 아이.

영문을 모르는 시즈에게 시즈가 아후라 마즈다의 아들인 미트라의 현신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추정컨데 아이가 메르헴에서 시즈의 등짝을 칼로 그으려다 만 것은 
아마 그 등짝에 이미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그가 미트라의 현신임이 증명되었던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유가 그것 뿐이냐는 말에 아이는 자신보다 시즈가 먼저 죽는 것을 볼 수 없다며 얼떨결에 고백해버리고...
시즈는 평생 찾지도 않았던 아후라 마즈다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한다.



이상한 공간으로 이동해버린 두 사람.

나름 멋있게 고백했지만 둘 다 살아버려서 뻘줌해진 아이.

누군가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하고 사슬에 묶여있는 거대한 여인을 발견하는 두 사람.

스스로를 아후라 마즈다로 일컫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무릎 꿇어버리는 아이.
하지만 시즈는 여전히 눈치 없이 긴가민가 멀뚱멀뚱 거리기만 한다.

... 어머니. 도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키신겁니까?



자신의 힘을 나누어 줄테니 악을 물리치라고 이야기 하는 아후라 마즈다.

영문도 모르는 채 아후라 마즈다의 힘을 받은 시즈는 사도의 공격을 그대로 튕겨내버린다.


이 부분을 동영상 연출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24:00~27:40)



...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 해서... 이 정도 왔으면 시즈가 미트라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않는게 더 어려울 지경이지 않을까?

이미 시즈는 악마의 자식이니 악마의 대리인이니 샛별의 정기를 받았느니 하면서
신이나 악마에 대적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로 끊임 없이 불려오고 있었고 
심지어 시즈 자신도 악마의 대리인이 자신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물을 정도로 여렴풋 한 정도보다는 또렷하게 정보가 나온 상황이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미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었을 아이가 어째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진즉에 시즈를 중심으로 무엇인가 하려는 시도를 하는 롤로 설계가 되지 않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결국 이것은 아베스타의 구성과도 연관이 될텐데 이 이야기는 따로 하는 것으로 하겠다.)


어쨌든 이미 다들 짐작했을 법한 상황인데도 이걸 밝히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 시즈의 각성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볼륨이 부족한 종장에 그래도 뭔가 하나 임팩트 있는 장면을 넣어야 한다면 바로 이 지점이었을테니까.


그런데.... 결과는....? 글쎄... 그럴 가치가 있었나 싶다. 


아무리 20년이 다 되어가는 게임이라지만 일단 연출이 극적인 것을 살리지 못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해 마지 않는 녹색 풀리곤의 사도가 검은 허공을 느릿느릿 비행하는
참으로 박진감 넘친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듯한 위험 요소 연출과
KOF에서 아테나가 쓸법한 방어막을 펼쳐놓고 타격음 하나로 방어하는 모습은
(그만큼 쉽게 막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건 보통 악당들한테 해당하는 기믹 아닌가?)  
17년전 맨 처음 플레이를 했던 나의 입에서 '이걸 이렇게 만드냐?'라는 소리가 튀어나오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도 짧은 시간에 
시즈가 미트라라는 사실, 아이가 시즈를 좋아한다는 사실, 시즈가 아후라 마즈다를 긍정한다는 사실 등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한번에 쏟아지고 있어서 그냥 떡밥들을 한번에 처리한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받았다.

이게 결국 당시 게임의 한계이기도 할텐데 소설나 영화는 장면묘사나 전환을 통해 시간을 좀 지연시킬 수 있지만
아무래도 연출에 제한이 있는 게임에서는 대사 중간에 어떻게 시간을 떼울 수가 없으니
개인적으로는 너무 한번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다.
아마 요즘 게임이었다면 시즈가 어안이 벙벙해지는 표정부터 울부짖으면서 아후라 마즈다 부르는 것까지 이벤트 시간에 다 포함 되었겠지.

차라리 저 상황에서 시즈가 미트라라는 것을 밝히는게 아니라
미트라라는 사실은 이미 아는 상황에서 스스로 혹은 아후라 마즈다에 대한 불신으로 각성을 하지 못하다가
저 이벤트를 계기로 각성을 하게 되었다는 식이 좀 더 극적이지 않았을까?


.... 뭘 어떻게 해도 연출 때문에 안됐을라나?



시즈가 사도의 공격을 막아내버리자 빤스런을 치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를 조져야 한다는 말에 일행들 모두 셀린을 쳐다보지만 셀린은 이제 엘리자베스를 완전히 적으로 돌렸다고 선언한다.

그 와중에 셀린의 마음을 의심하는 의심암귀에 들린 시즈.
그런데 또 당장 방금전에 아이한테 고백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셀린한테만 반응하는거 보면 또 저런 일편단심이 없다.
.... 어? 이거 완전 미저리 아니냐???



갑자기 등장한 모레이. 일행들에게 세상을 구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세상을 구할 힘이 있는건 시즈인데 정작 모레이를 비판하는 것은 갑자기 난입한 엘류어드.
이새끼 최종 엔트리에도 들까말까 하는 새끼가 지금 어디서 나서고 있어?

그리고 방주의 비행 시스템이 정지가 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마디로 곧 추락할 예정이라는 것.



일행에게 부탁한다는 말만 남기고 빤스런을 치는 모레이. 어디로 탈출 하실라고....

시즈는 어머니한테 받은 신상 능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일행을 워프시키는 것으로 방주를 탈출하게 된다.



이렇게 신나는 방주 탐험도 끝이 났다.

이젠 정말 에덴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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